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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tesy of the artist and Studio concrete.

기획: 안재우

​협력기획: 정찬용

虎路는 직역하면 ‘호랑이의 길’인데, 이는 박그림이 호랑이를 자신의 미술적 페르소나로 간주하여 그 자태의 유형적 미학과 용맹함의 무형적 미학을 통해 자신의 자기혐오를 극복해 나가는 행로를 뜻한다. 또한 불교의 윤회사상을 담아 자기혐오로 점철된 본인을 죽이고 새로 거듭나겠다는 작가의 의지를 품고 있다. 그간 발표된 작품들을 시간 순으로 나열했을 때, 우상화 된 타인으로부터 점차 작가 본인의 초상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이는 자전적인 극복과 동시에 미술계에 진입하여 작가 박그림으로 태어나고자 하는 열망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그 작업적 수행의 초기인 2018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지난 4년간의 여정을 선보이는 것이다. 전반적 구성은 심호도 시리즈, 무명-사유-삼매, 반야호, 그리고 가장 최근의 미미 시리즈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은 각각 환생, 자각, 자애, 그리고 범애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즉 심호도 시리즈는 주체-타자의 권력 관계가 지닌 변증법적 서사의 결과로서 작가의 자아가 환생하는 찰나와 역사를, 무명-사유-삼매는 자신에 대한 큰 깨달음을 통해 열반에 이르는 걸음들을, 반야호는 자신의 인간적 존재성이 지닌 근본적인 불완전성에 대한 이해와 포용에 따른 자기애의 기반을, 그리고 미미는 그런 자기애에 기반을 둔 사회적 관계성을 통한 미적 즐거움의 찬양과 긴장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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