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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tesy of the artist and THEO.

기획: 정찬용​

THEO는 2023년 5월 26일부터 6월 30일까지 기획단체전 『꽃밭에는 꽃들이: Flowers』를 개최합니다. ​『더프리뷰 성수』와 연계하여 개최되는 본 전시에서는 같은 주제로 다른 성격의 두 시/공간에서 각 참여 작가의 해석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우리들은 ○○○에 모여 살아요.”

전시명에 사용된 문구 ‘꽃밭에는 꽃들이’를 읽으며 어떤 멜로디가 떠올랐다면 위 언급된 본문의 소제목까지 연결 지어 떠올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떠오른 멜로디의 노래, 즉, 노래의 제목이 무엇인지 떠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무언가 떠올리지 못했다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뿐더러 실제로 다음 멜로디나 가사, 더 나아가 노래의 제목까지 정확히 연상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일 것이다) 제목과 본 글의 소제목에서 사용된 문구이자 가사는 ‘우리 유치원[1]’이라는 동요의 시작 부분으로 보통 ‘○○ 유치원’으로 개사되어 해당 유치원에 다니는 원아들의 소속감을 고취하곤 한다.

본 전시는 ‘전시 공간에 전시된 작품들’이라는 매우 단순한 컨셉을 지니고 있다. 이 지극히 당연한 사실은 친절함과 동시에 불친절함을 가져다주는데 이 양가적 느낌을 뒤로하고 앞서 언급한 내용과 연관 지어 전시와 작품을 면밀히 들여다본다면 형식 뒤에 내포된 다양한 이야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어떤 특별한 계기보다도 ‘봄’이라는 계절감에서 발현된 ‘꽃’이라는 단어와 상징, 그리고 떠오른 멜로디와 가사, 때마침 발매된 몇몇 음원들, 그리고 이 시간성과 발맞추어 변화하는 주변의 환경을 통해서 공간성을 의식할 수 있으며, 이에 소속된 곳과 관계된 것들, 나아가 그것을 이루는 것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며 여러 가지를 상기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이미 같은 기획 의도로 시도된 ‘2023 더프리뷰 성수’ 아트페어의 부스에서는 ‘언어와 이미지 그대로 다양한 상징을 내포하고 있는 ‘꽃’에 대한 서사이기도 하며, 동시에 ‘꽃밭과 꽃’으로 대표되는 물리적인 공간과 이를 구성/형성하는 요소에 대한 서사 또한 담고 있습니다. 갤러리와 기획자는 꽃이 속하게 되는 물리적인 공간으로 기능하는 ‘꽃밭’이 꽃에게는 가장 아늑하지만, (시들어 소멸하거나 목적에 의해 꺾이는) 결국 떠나보내야 하는 운명을 지님으로 해석하고, 이에 착안하여 물리적인 ‘전시 공간’을 꽃밭으로, 전시 공간을  구성하고 형성하는 ’작품’을 꽃으로 가정합니다.’라고 다소 친절하게 본 기획의 의도에 대해서 소개하였으나 아트페어라는 시/공간의 특성상 소비에 한정되어 (다양한 의미로)소멸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후에 벌어지는, 상대적으로 목적성이 흐려진 ‘전시’라는 시/공간에서는 어떠할까?

작품 옆에는 ‘꽃말’에서 모티브를 따온 각 참여 작가의 메시지가 비치되어 있으며, 형식적으로 카드에 담긴 텍스트는 그저 적힌 그대로 상징적이거나 연상되는 새로운 궁금증과 이야기를 야기한다.

‘꽃밭에 있는 꽃들’처럼 작품은 그저 전시장에 위치할 뿐. 시/공간이 달라진들 작품은 그 자체로 존재하지만 이를 마주하는, 이와 마주하는 이/것들과의 ‘형식, 소속, 관계, 요소, 이야기’ 따위의 연상작용을  찬찬히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정찬용 (THEO Assistant director)

[1] 박화목 작사, 한용희 작곡, 심지어 2절까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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