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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tesy of the artist and Haeum Museum of Art.

기획: 백필균

합의형수묵_백필균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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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은 침묵했다. 2022년 권선구에서 한 가족 전부가 생활고로 극단을 선택할 때, 장안구에서 부모가 7살 발달장애 자식을 살해할 때, 이웃들이 이 모든 사회적 참사를 당했을 때, 우리는 어디에 있었는가. 수원이 일반 시에서 특례시로 승격하고 행정 문화도시 원년의 해를 선포한 2022년, 우리는 시민들의 삶 한 가운데 벌어진 사회적 타살을 막지 못했다.

 

이곳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껍데기뿐인 이곳을 진정한 도시라 부를 수 있을까? 도시가 정상이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일련의 질문에 《합의형수묵》은 전통회화 재료와 기법을 탐구해온 작가 14명이 사회적/역사적 쟁점을 드러내는 방법에 주목하고, 나아가 그들이 수원에서 전시라는 합의로 연대하는 광장을 모색한다. 수원은 화성 성곽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세계 최초 계획신도시를 형성한 땅에 급진적 산업화와 도시개발 추진으로 점철되었다. 오늘날 전통 문화유산과 도시민의 삶이 어우러지는 공동체는 《합의형수묵》에서 지필묵에 기반한 작업들을 연계하는 그것과 유사하다. 전통을 존중하고 현대화를 도모하는 둘은 같은 구조의 내재율로 공명한다. 이는 목회와 집회 사이 어딘가에서 비관을 전망으로 바꾸는 일종의 시위다. 사회를 가동하는 이미지로 수원과 함께 현실과 역사를 미래지향적으로 성찰하며 “서로를 살피고 문제에 맞서는” 우리의 기대를 이 자리에 모았다.

인테그랄(Integral)은 수학에서 적분을 말한다. 전체를 구성하는 일부로 필요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뜻이 있다. 본인의 작업도 불안의 중심에 누가 그리고 과거의 관계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의 고찰이다. 잊히지 않은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하고 있다. 기존의 작업은 지극히 개인의 심리 상태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면 이번 전시는 타자와의 관계성에 대한 고민에 중점을 두었다. 개인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을 사회적 문제로 확장하는 작업이다.

이제까지 내 작업은 사진을 베이스로 작품 활동을 했다. 하지만 간행전 이후 매체의 다양성을 고민하게 되었다. 사진은 기계적인 속성으로 대상을 재현한다. 도구에 의해 촬영된 사진은 인간의 삶에 대한 상처와 감정을 담을 수 없다. 사진의 표면은 기계에 의해 담겨진 대상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내 감정의 표현으로 평면적인 사진에 개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매체가 가지고 있는 형식적인 한계와 각인된 해석의 방식에서 벗어나려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중이다. 인쇄된 사진에 안료를 떼어 내는 작업, 사진을 구기는 작업, 다양한 재료를 혼합하여 사진에 모호함을 가하기도 한다. 이런 작업의 바탕에는 개인의 내면에 내재된 상처, 잔상처럼 남아있는 유년시절 기억을 중점으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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